Pope 프란치스코는 이 세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분 중의 한 분이시라는 데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Pope는 자신의 인기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인기란 잠시일 뿐이죠. 한 2~3년? 그리고 나면 하느님 집으로 가겠죠.”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는 지난 8월 18일(월) 한국 방한을 마치고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생긴 일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웃으시면서 가볍게 말씀하시는 분위기였다지만 그것은 늘 인기에 자만하지 않겠다는 Pope의 겸손함이 배어있습니다. 늘 자신이 지은 죄와 잘못을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경계하신다는 Pope는 “내면적으로 내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오만하지 않도록 내 죄와 잘못을 돌이켜 본다.”라고도 말씀하셨는데요. 이러한 일련의 말씀들은 비행기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신 답변입니다. Pope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물이 된 현상을 독차지하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 분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능력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에게 행복을 전달하고 싶어하는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셨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느님의 백성들이 행복한 데 대해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하신 것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Pope 프란치스코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또 다른 유명인의 인기에 밀릴 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같은 나라 아르헨티나 출신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마라도나입니다. 특히 바티칸에서 일반 신자 등과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만나는 '일반 알현'(General Audience) 시간이라면 바티칸의 광장이나 성 베드로 성당 알현실 등에서 기다리는 교중들의 시선은 모두 Pope의 등장과 연이은 말씀 등에 집중될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9월 1일) 열린 한 Pope 행사(papal event)에 또 다른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Diego Maradona)가 등장했을 때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고 합니다. 마라도나는 월요일에 열린 Pope 주최 행사를 위해 초청된 400명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 400명은 범 종교적 협력과 평화 촉진을 위해 로마에서 열린 자선 축구경기의 선수들과 관계자들이었습니다.
Pope는 바티칸의 대강당(혹은 알현실, the Vatican's large audience hall)에서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뜻이 담긴 연설을 하였고, 참석자들은 차례를 줄을 지어 나서서 Pope에게 다가서서 약 12억명 가톨릭 인구의 대표자인 프란치스코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답니다. 이 때 마라도나는 앞줄에 앉아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마라도나는 아시다시피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나폴리에서 1984~91년까지 7년 활동하면서 두 차례 세리에A 타이틀을 땄고, 코파 이탈리아와 UEFA컵(현재의 유로파리그)에서 우승도 이룩했습니다. 그래서 '나폴리의 신'이란 애칭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나폴리의 신'이란 별명보다는 '신의 손'이란 별명으로 더 유명합니다.
1986년 월드컵의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와 맞붙었습니다. 1982년 양국간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아르헨티나가 패전하면서 영국에 대한 감정이 몹시 나빴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디에고 마라도나는 골을 터뜨렸는데, 당시 그는 골키퍼와 헤딩 경합하면서 손으로 공을 건드리는 반칙을 했지만 주심은 이를 득점으로 인정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신의 손'이란 별칭으로 역사에 남은 것은 집요한 잉글랜드 기자들의 질문 '그 손은 너의 손이 확실하잖아?'에 대한 마라도나의 답변 때문이었습니다. 이랬습니다.
'그 손은 내 손이 아니다. 그 손은 '신의 손'이다'
그런 '신의 손' 마라도나가 앞줄에 앉아있었던 겁니다. Pope와 인사를 하던 참석자들은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는 중에 아주 많은 이들이 다시 마라도나에게 멈춰서서 인사를 하고 즉석에서 기념촬영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Pope 행사(papal event)에 참석자들은 일석이조의 행운을 얻은 셈이 되었던 것이죠.
한편 마라도나 차례에 이르렀을 때, 그는 Pope에게 전통적인 아르헨티나 유니폼 상의를 선물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선수 유니폼은 국기를 본 딴 하늘색과 흰색 줄무늬로 유명한데요. 이번에 선물된 것은 자신의 국가대표시절 등번호였던 10번이 새겨지고, 그 위에는 'Francisco'라고 씌여져 있는 것이랍니다.
Pope는 로마 올림픽 경기장(Rome's Olympic Stadium)에서 열리게 될 월요일 야간 경기에 대해 연설하면서, 그 자선경기가 "인종과 언어와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인류에게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종교의 가장 큰 역할은 세계 평화를 조성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 스포츠 분야, 특히 축구는 평화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자선경기는 아르헨티나의 축구전설 하비에르 사네티(Javier Zanetti)가 지난 해 교황을 만나면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월요일 야간의 자선 경기는 다양한 종교인으로 구성된 전-현직 유명 축구선수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바티칸의 알현시간에도 참석한 분들인데요. 마라도나 외에도 이탈리아의 전설적 골키퍼 부폰(Gianluigi Buffon), 이탈리아의 미드필더 피를로(Andrea Pirlo), 이탈리아의 스트라이커 바죠(Roberto Baggio), 아스날의 감독 아르센 벵거(Arsene Wenger) 등입니다.
한편 경기는 당연히 두개의 팀으로 나누어 진행이 되었는데요. <스콜라스 오쿠렌테스> 팀과 <푸피>으로 나누어 진행되었고, 마라도나의 <푸피> 팀이 6대 3으로 이겼답니다. <스콜라스 오쿠렌테스>(Scholas Occurrentes)는 Pope가 창설한 교육기관이고, <푸피>(Pupi)는 사네티가 창설한 재단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날 경기의 수익금은 전 세계의 평화를 장려하면서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디에고 마라도나가 Pope 프란치스코를 만난 소감을 전해드립니다.
"오늘 두명의 실력자가 서로의 손을 잡았습니다. 바로 신(God)의 손과 Pope의 손이 만난 것입니다. 그렇지만 Pope 프란치스코는 저보다 훨씬 훌륭한 분입니다. 진정한 스타이십니다. 사실 저는 교회와 떨어져서 컸습니다. 교회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충분히 돕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죠. 하지만 Pope 프란치스코가 함께 였다면, 사정은 달랐을 겁니다."
"Today two powers were brought together, the hand of God and that of the Pope," Maradona said. "Pope Francis is much more than Maradona. He is the real outstanding star. ... I grew apart from the church because I though it wasn't doing enough for the needy, but with Francis it's different."
축구전설 마라도나와의 만남 영상(52초)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 축구선수들과 로마에서 만난 Pope(2분 21초)
Pope에게 축구 유니폼 전달하는 마라도나 (5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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