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일(토)
가톨릭성당 미사 강론
(사제 피정 다녀오신 주임신부님) 지난 한 주간 잘 다녀왔습니다. 이번 제 피정은 성서통독이었습니다. 사제 연수는 보통 6월에 한번 받고, 피정은 1년에 2차례에 나누어 가게 되는 데, 저는 2차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신부들은 1년에 한번씩 연수와 피정을 다녀와야 합니다. 그런데 1차는 일차는 예수회 신부님이 와서 강의를 해주셨고, 2차는 성서통독피정이었습니다.
오신 분들이 한 1백명 정도 되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성서를 읽는 피정이었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자유롭게 성경을 읽는 피정이었습니다. 처음 생각할 때는 예수회 신부님 지도 피정은 앉아서 (줄곧 강의를 듣고 가만히) 있으면 될 것만 같고, 성서통독은 (열심히) 읽어야 하니 피곤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저보다 윗 선배 신부님은 열 분 정도 밖에 없는거에요. 그런데 (막상 가서 경험하니) 혼자 복음을 읽는 편안한 피정이었어요. 덕분에 성경을 편안하게 읽게 되었습니다.
신부가 되어서 성경을 읽다보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습니다. 오늘 강론 어떻게 하지? 강론, 예비자교리 등 뭔가하려고 읽는데 피정에서는 성경을 그냥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피정을 하면서 맨 젊은 후배들, 새파란 신부들과 같이 피정을하는데, 저는 그자리가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끝나고 나서 소감 발표하는 젊은 신부들을 보며 참 신앙이 깊구나, 주님께 많이 가 있구나 생각하며, 하느님의 나라는 그렇지 않을까 그렇게 하느님 안에서 서로 함께 좋은 신부들이 함께 모여있는 것처럼 신자들이 같이 모여서 있는 것처럼 하느님의 나라는 편안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2014-11-1(토) 오전 9:30 모든 성인 대축일.
방경석 알로이시오 주임신부 @대전교구 전민동 성당.
이 글은 강론 말씀을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기에 실제 말씀과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본문 내의 성경구절은 글의 구성을 위해 삽입된 것입니다.
매일미사의 오늘의 묵상
프랑스의 문학 평론가 피에르 바야르의 『나를 고백한다』라는 매우 인상적인 책이 있습니다. 저자는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나치스 같은 불의한 권력 집단에 저항한 의로운 사람들의 용기 있는 결단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묻습니다. 그가 각별히 주목하는 이들 중에는 나치스를 비판하다가 사형된, 뮌헨 대학교의 학생 셋도 있습니다. 그는 ‘혼자가 아니라는 내밀한 느낌’이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리고 법정에서 보여 준 그들의 모습에 대한 증언을 인용합니다. “기소당한 세 젊은이가 앉아 있었다. 아주 바른 자세로, 침착하고 고독하게 앉아 있었다. 그들은 솔직하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한 아이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딱 한 번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말하고 쓴 것은 사실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거예요. 단지 그들은 감히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못할 뿐이죠.’”
저자는, 혼자가 아니라는 그들의 확신에 찬 감정이 단지 동시대인들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훗날 역사 안에서 그들의 행위가 옳다는 것을 확인해 줄 이들에 대한 믿음이기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현재의 폭력과 불의의 권력에서 자유로운 보편적인 정의와 인간성의 공동체에 속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그들이 고립감을 이겨 내고 꿋꿋이 올바른 일을 행할 수 있었던 데는 그들의 가톨릭 신앙 또한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 모든 성인 대축일에 우리는 ‘모든 성인의 통공’을 생각합니다. 이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주님 안에서 현세와 내세, 지상과 천국을 포괄한 영원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믿음입니다. 우리는 이 믿음을 단지 죽은 뒤의 삶을 위한 ‘영적 구원’에만 관련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성인들의 공동체’는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여기서 구체적으로 선과 정의와 애덕을 위해 투쟁하고 헌신하는 삶을 이끄는 원천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선을 행하는 이는 결코 외롭지 않으며,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이는 ‘이미’ 성인들의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걷는 주님의 길에 ‘모든 성인’이 있기에 외롭지 않다는 것을 기뻐하면서, 성인들이 감지하고 의지했던 진리의 빛을 굳건히 따르도록 결심해야 하겠습니다.
'가톨릭노트 > 강론종합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모님은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해주시는 분 (0) | 2014.11.08 |
---|---|
죽음은 끝이 아니라 구원과 평화의 시작입니다. (0) | 2014.11.02 |
완전히 바짝 엎드려서 쓴 희망의 시, 바룩서 (0) | 2014.10.31 |
다섯편의 비탄의 노래로 이루어진 짧은 책, 애가 (0) | 2014.10.31 |
애가... 겸손과 회개 통해 나아가야 하지만, 은총주심은 결국 주님 마음 (0) | 2014.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