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1일 연중 제12주일 교중미사 강론
민족과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2015년 6월 21일, 영명축일 기념식을 맞이한 전민동성당 방경석 알로이시오 주임신부를 축하하기 위해
동기신부이신 서울대교구 유경촌 보좌주교(오른쪽) 등이 대전 전민동을 방문했다.
내 안의 주님을 자각하면, 도저히 힘든 용서도 가능할까
오늘 마침 시간이 되어서 참석을 했는데, (방경석) 신부님 축일이고, 올해는 사제서품 25주년의 뜻깊은 자리에 참석을 한 겁니다. 그런데 당황스러운 것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왔는데, 이렇게 한마디 강론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아무런 원고없이 나서게 되어서 그저 인사말은 분명히 하라고 해서 인사말을 해야지 했는데, 여러분과 전례 안에서 만날 기회가 많지 않고해서 친구 신부님 말씀에 그냥 순명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연중 12주일이고, 한국교회 모두가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는 날도 삼고 있습니다. 이번 주간 중에 6.25가 있었고, 그래서 남북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오늘 마태오복음(18,19ㄴ~22)은 짤막하지만 의미있는 것입니다.
'나도 함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여기 우리는 두 세 사람 정도가 아니라 성당에 많은 사람 모여있습니다. 왜 모여있는 것이죠? 그 분 말씀 듣기 위해서, 그 분 성사 잔치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냥 우리끼리 모이는 건 사교회나 동호회이고. 주님을 한가운데 모시고 이 자리에 모인 건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우리 삶 전체가 주님을 모시고 산다는 것은 상징적으로 미사 때 드러납니다. 그러나 많이 잊고 삽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리스도를 모시고 산다는 걸 자주 잊고 삽니다. 그러다보니 믿는사람인지 아닌지 큰 차이없이 미사에 오는 건 아닌지... 저도 작년 2월 주교 서품 받고 지금까지 시간이 1년반 정도 되었지만, 얼마나 자주 주님을 의식하고 주님의 현존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가 늘 되새겨보고 반성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일에 휩쓸려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얼마만큼 우리가 그분을 의식하는가'가 신앙인으로서의 우리 행복을 좌우합니다. 그것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전율입니다. 무심코 가만 있는게 아니라, 함께 이렇게 있는게 주님을 모시고 있는 것, "주님 한가운데 있음에 대해서 얼마나 마음이 설레이는가?" 그냥 우리가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 안에 사는 사람이고, 그분은 우리에게 영적 양식과 사랑을 주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현존을 의식하며 사는일, 이것이 잘되면 죄를 지으며 살 수가 없어요. 늘 주님과 함께 있으니 주님 뜻에 어긋나는 걸 할 수없고, 주님이 원하는 삶을 살려고 애쓰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삶이 점점 더 거룩해지고 그래서 (오늘 복음) 후반부에서 몇번 용서해주라고 하셨죠?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건 인간 힘으로 할 수가 없어요. 인간이란 한 두번 용서하기도 힘든데. 그런데 주님의 현존을 더 많이 체험하면 할 수록, 용서는 주님이 해주시는것, 주님의 힘으로, 그 분의 성령이 내 안에서 용서하도록 움직여주는겁니다. 그래서 일흔 일 곱번 용서하라는 게 주님이 내 안에 계심을 더 자각하면 할 수록, 인간적으로 도저히 힘든 용서를 할 수있고, 주님이 내 안에서 나를 통해 해주시는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을묵상하면서 더 많이 주님을 의식하고 살아갈 수있는 은혜, 그리고 그 체험으로 어려운 용서와 사랑을 더 체험하는 실천을 청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신 주임신부님을 위해서, 함께 신부님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복음의 말씀처럼 주님의 현존을 신자들에게 불러일으키고 드러내고, 주님 말씀따라 용서의 성사를 집전하는 삶이 사제의 삶이 아닌가 합니다. 여기 축일 아닌 사람 없고, 은혼식 하신 분들도 있으니, 그게 숫자 자체보다는 주님의 은혜를 25년동안 입으며 살았고, 그 은혜를 만나는 신자들에게 공동체에게 드러내도록 사는 삶으로 불리움받았고, 그렇게 충실하게 산 게 얼마나 큰 하느님의 은혜인가에 대해서 감사하는 자리이고, 여기 계신 신자분들이 함께 기도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님의 복음을 전하도록 영적으로 힘이 되어주는 것은 우리가 한 가족이기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자리 의미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친구사제로서, 요새는 100세시대라서, 옛날에는 금경축 거의 드믈었지만, 요즘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우리 (방) 신부님 50주년이 될때까지 더 보람있고 더 나은 후반기 25주년을 살기를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기원하는 날입니다.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끝난 이후로 분단 70년이 되었습니다. 유일한 분단국가로 있습니다. 여러분 자녀를 기르면서 애들끼리 싸우면 속상하시죠? 하느님이 보시기에 남과 북이 한 형제인데, 70년동안 갈라져서 이런 웬수가 없을 정도로 상처를 주고받는 이 모습을 하느님이 기뻐하실까? 그런 모습 생각해보면서, 많은 이유도 있고 사정도 있겠지만 정말로 다시 하느님의 마음에서 헤아리면서 우리 남북이 하나되고 용서하고 일치할 수 있도록 주님의 은혜를 청했으면 합니다.
오늘 복음이 용서하라는 말씀이신데, 진정으로 하나되고 일치하고 화해하기 위해서 얼마나 우리가 기도하고 있는가? 사실 많이 안하고 있는 거 같아요. 남북의 화해를 위해서 얼마나 기도하고 있는가? 주교회의 의장께서 오늘 메시지를 발표하셨는데, 그 내용처럼 정말로 이제는 우리가 더 본격적으로 기도해야 하겠다.
1년에 하루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넘어서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도하자. 그리고 북쪽 형제 자매님들은 기도의 여건이 어려우니까, 오히려 남쪽 신자들도 많이 기도하고 더 많이 나누고, 더 넉넉하고 큰마음으로 화해를 위해 노력햐야 하지 않을까요? 가진 자가 나눠줘야 하죠. 어려울수록 생각하고 베풀기는 어렵습니다. 부모님의 마음도 넉넉한 자식이 베풀기를 원하고 하느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2015-6-21 일요일 오전 10:30 교중미사.
전민동성당 미사에 참석한 서울대교구 유경촌 보좌주교 강론말씀 끝.
(전민동성당 방경석 알로이시오 주임신부 동기)
당일 신부님 말씀을 받아 적고 재정리한 노트이므로 실제 말씀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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