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9일(금)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전민동성당 금요일 저녁 7시30분 미사 강론
이 삶을 마치고 하늘로 가져갈 것은 무엇인가
복음 (마태오 6,19-23)
19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20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가지도 못한다. 21 사실 너의 모불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22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 23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
오늘 복음은 신자들이 싫어하는 부분입니다. 맞죠? 목사님이나 신부님은 좋아하는 부분이고요. 예수님께서 자신의 보물을 자신의 땅에 샇아두지 말라고 하십니다. 보물이 무엇일까요? 여러분 보물이 뭐에요? (앞쪽 한 자리에 모여있는 초등부 아이들이 열심히 대답함) 목숨? 가슴. 심장. 가족. 애. 애? 왜? (아이들에게 질문) 부모님들은 보물이 무엇입니까? 자식. (아이가 '할아버지'라고 답하자 웃음이 터짐)
(아이들을 향해서, 자신을 지칭하며) 신부님은 보물이 돌아가셔서 안계셔요. 살아계실 때 잘하세요. 우리 친구들 잘 알고 교우분들이 잘 아시는 것처럼, 보물은 비단 재물만이 아니라 소소하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겁니다. 집에 있는 명품백을 떠올리시나요? 어떤 여자는 핸드폰이 너무 귀해서 얼굴로 넘어지고. 물에 빠질 때 빽이 너무 귀해서 손을 번쩍 들고 빠진답니다. 그러나 보물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겁니다. 나에게 보물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나에게 보물은 무엇일까? "안경!" (어떤 아이가 답하자) 맞아요. 생얼 나온면 안되죠. 허허 자식들 ...
조그만한 상자 같은 곳에 의미있는 물건 담아두는 수집같은 걸 한 적 있는데, 무엇이 들어있나 열어보면 받은 손편지, 어릴적 작은 선물들, 그것이 마음이나 추억들이 담겨있어서 보물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족이나 부모님 더 나아가서 저에게는 사제직이란 보물이 있다고 깨달았습니다. '사제직'이란 보물 덕택에 절 교우분들이 사랑해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저를 사랑해주시겠습니까? 사제직이 소중하니 그 사제직을 사는 절 사랑해주는구나. 보물은 그런 것입니다. 명품백을 들고 있어서 나까지 소중해지는 그런 게 아니라 나를 소중하게 진정 만드는 그런 게 보물일 것입니다. 아까 말씀처럼 사랑하는 자녀만큼 부모님에게 소중한 건 없을 거죠. 백억 천억을 줘도 바꿀 수 없는거죠. 세상 모든 이들이 다 그렇고, 동물들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게 자녀이고, 나아가서 신앙인에게는 나의 신앙이고, 나의 예수님이십니다. 제가 이 삶을 마치고 하늘에 갈 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내 안에 계신 예수님과 내 안의 신앙입니다. 누가 날 미워하고 박해해도, 누가 날 기분나쁘게 해도 포기해서는 안될 보물, 바로 돈이 아니라 신앙이고 우리가 모시고 있는 예수입니다.
예수님은 보물을 하늘에 쌓아놓으라고 하십니다. 땅에 쌓아놓으면 좀먹고 녹슬고 도둑이 훔쳐가기 때문입니다. 이 하늘과 땅의 대비를 통해서 무엇을 말씀하고 계십니끼? 주님의 기도에서처럼 하늘은 아버지의 뜻,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곳입니다. 그러나 땅은 그와 대비되는 나를 위해 나의 의지로 살아가는 곳이죠. 그래서 보물, 신앙이나 예수님, 자녀 등은 이 세상에서 내 욕심을 채우는 도구가 아니고, 내 체면을 위한 것이 아니도록 그런 보물들로 대해야 합니다. 특별히 자녀가 보물이면, 그 보물은 내 욕심과 세상의 속성대로 살아가도록 하면 넓은 집에서 좋은 차를 타고 갈 능력이 아니라 영혼을 멍들게 하지 않고 녹슬게 하지 않고 하느님 뜻 안에서 자녀들이 보시기 좋기에 살아가도록 신앙을 자녀들에게 물려줬으면 합니다. 그런 것들을 자녀들이 잘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그 보물 안에서 만족과 기쁨을 느끼도록, 또한 나 자신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가도록 의지 청하면서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2015-6-19 금요일 저녁 7:30 미사.
전민동성당 박지순 치릴로 보좌신부님 강론말씀 끝.
당일 신부님 강론을 받아적고 재정리한 노트이므로 실제 말씀과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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