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8일 연중 제13주일
전민동성당 일요일 밤 9시 미사 강론
오늘 복음 말씀(마르코 5,21-43)은 야이로라는 회당장이 딸을 살린 말씀과 예수님에게 손을 댄 여인이 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두 가지 기적 이야기가 같이 섞여있는 말씀입니다. 제가 첫 번째 본당 신부로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열두 살 먹은 소녀의 장례식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나이가 한창 어린 서른 둘 셋 정도여서 지금 같았으면, 소녀의 죽음이 더 그랬을지 몰라도, 그때는 그냥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부모를 제3자로 생각하는 정도였던 거 같아요.
12살 소녀의 죽음에 대한 단상
지금 같으면 제 자신도 제 자식이 죽은 것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병명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죽어가는 딸의 곁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또 그렇게 해서 장례를 치르고 나서 넋을 잃고 계신 부모님을 보며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 앞에 엎드린 야이로라는 회당장
그리고 그런 때에 바로 이 말씀이 많이 생각났었죠. 야이로라는 회당장. 성경에 이름이 나올 정도면 꽤 괜찮은 사람입니다. 당시 많은 이들이 야이로라는 사람을 알았을 겁니다, 그가 예수님 앞에 엎드려서 어린 딸을 살려달라고 간곡히 청하죠. 나름대로 그 사회 안에서 지도자의 위치에 있던 분이 예수님을 뵙고 그 앞에 엎드린다는 것.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께 엎드려 간곡히 청한다는 건 쉽지 않은 청이었을 겁니다.
하혈하던 여자는 어떤가
하혈하는 여자도 마찬가지죠.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도 힘들었을 겁니다. 그런 여인이 군중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가며 예수님 옷에 손을 대는 것.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게 그들이 용기를 내서 예수님께 청하고 또 예수님의 옷을 잡는 그러한 용기를 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야이로라는 사람에게도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라고 말씀하시죠. 믿음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구원을 체험하는 특별한 경우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팠겠죠. 예수님 시대에 지금과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이 아팠을 겁니다. 그 중 어떤 사람이 구원을 받고, 성경에까지 나오는 특별한 경우를 보면, 많은 이들 중에서 특별히 어쩌면 그런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이렇게 해서 특별했을지라도, 많은 숫자의 고쳐간 사람들 중에 그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아마 이런 기적이 있는 다음의 삶은 분명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구원이라는 것을 체험하며 살았을 거 같아요. 아마도 그랬겠죠. 항상 이러한 말씀들은 우리에게 메시지를 줍니다.
이 메시지는 나에게 무엇을 주는가
그래서 저는 이 말씀이 제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미사 때마다 쉽게 성체를 모시고 만지고 또 복음말씀을 이렇게 읽고, 또 강론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님께서는 저에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허락하셨는데, “그만큼 해야 할 일도 많다!”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공동체를 이끌어가야 할 어떤 책임감? 의무감? 이런 것도 같이 주어지는 거죠. ‘하느님의 은총에는 의무까지 주어진다.’ 그래서 십자가를 짊어지고 따라가는 거죠.
은총에는 의무까지 주어진다
그래서 야이로라는 회당장이나 아니면 예수님 옷에 손을 댔던 그 여인이나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에서 그들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 꼭 필요한 것을 청했고,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구원과 평안을 얻었다면, 우리는 훨씬 더 그들보다는 좋은 조건에서 더욱 쉬운 방법으로 그 분을 만질 수 있고. 그 분을 모셔다가 우리 청을 들어주시도록 청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만큼 우리들에게 해야 할 일들을 함께 주신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구경꾼이 아니라 바라 당사자들이다
그래서 미사를 드리는 중에 이 세상에서 내게 주님은 무엇을 원하는가? 가정에서, 본당공동체 안에서 여러분들은 구경꾼이 아니고 바로 당사자들이죠. 그래서 주님께서 나에게 말하시는 게 무엇인가를 더욱 생각하며 미사를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꾸준히 교회와 함께 노력하는 것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일 신부님 말씀을 받아 적고 재정리한 노트이므로 실제 말씀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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